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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식 제례

  

 

 

제사란 조상에 대한 후손들의 공경심과 효심을 나타내는 의식이다. 따라서 자라나는 자손들에게는 자신의 근본을 깨닫게 할 수 있으므로 그 의미는 여전히 존중되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지나친 형식과 복잡한 절차를 따르는 것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분명 옛날에는 제사가 형식에 치우쳐 낭비적인 요소가 많았다. 기제사외에도 종류가 너무 많고 절차가 어려워 부담스러우며, 사회적 위례과시의 성격으로 권위를 과시하고자 내실보다 형식주의가 흐르고, 가문의 권위를 과시하기 위해 허명이나 명분에 치우친 허례허식으로 인해 제사음식의 과다로 경제적 부담과 시간 부담이 증가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자손들이 흩어져 살 수 밖에 없게 된 오늘날 새로운 각도에서 제사의 의미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전통을 바탕으로 현실으로 현실에 맞게 변형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며, 절차의 구체적 내용 형식 자체를 쉽게 하여 많은 사람, 특히 어린이에게도 친근감을 주도록 형식의 재구성이 필요하다. 제사의 참 의미를 새기고 현대에 맞는 의식 절차에 따라야 할 것이다.

 

1. 봉사대상

 

古禮(고례)에는 기제의 경우를 4대조까지 매년 기일에 의식을 거행하였는데 오늘날도 그 習俗(습속)을 따르는 가정이 많이 있다. 그러나 정부가 1969년 가정의례준칙 및 가정의례법을 제정하여 虛禮虛飾(허례허식)을 피하고 검소한 제례를 갖추도록 권장해 온 이후, 기제의 대상이 부모, 조부모 및 배우자로 국한되는 경향이 많아 졌다. 1999년 8월 31일 '가정의례준칙'은 폐지하고 동일자로 '건전가정의례준칙'을 공포하였다. '가정의례준칙'은 규제중심 이였다면 '건전가정의례준칙'은 자율적인 정착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 한글 지방과 축

 

묘제, 위령제, 추도식과 한식 절사에는 지방을 쓰지 않으나, 기제와 설, 추석에 지내는 차례에는 지방이 있어야 한다. 집에서 제사를 지내는데 지방이 없으면, 누구에게 제사를 지내는지 그 대상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오늘날 지방은 고례에 의한 한문으로 쓴 지방을 쓰고 있는데, '건전가정의례준칙'에는 한글로 지방을 쓴다고 되어있다. 한글 세대가 많아진 요즈음 어린 후손들에게 제사의 의의와  제사 참석의 참뜻을 전승시키려면, 보고 해득할 수 있는 한글 지방이 좋을 것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초상화나 영정사진으로 대신하기도 한다.

 

※ 한글식 지방 쓰는법

 

 

  망

  실

  예

  천

  권

  씨

 

  신

  위

 

 

 

 

  부

 

  군

 

 

 

  신

 

  위

 

 

 

 

  어

  머

  니

  예

  천

  권

  씨

  신

  위

 

 

 

 

  아

 

  버

 

  지

 

  신

 

  위

 

 

 

 

요즈음은 지방을 쓰지 않고 사진이나 초상화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경향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 시대의 흐름에 따라 풍속도 바뀌듯이, 한글 세대에게 무슨 뜻인지도 알 수 없는 한자 축문을 그대로 쓰라고 고집할 수 만은 없는 것이다. 각 가정에서는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어떻게 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다음은 한글로 쓴 축문이다.

 

 

※ 아버지(父親), 할아버지(祖父) 기제 한글축문

 

  ○○○○년 ○월 ○일
  아버지(또는 할아버지) 신위 전에 삼가 고합니다.

  아버지(또는 할아버지)께서 별세하시던 날을 다시

  돌아오니 추모의 정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이에 간소한 제수를 드리오니 강림하시어  흠향하소서

 

 

※ 아내의 기제 한글축문

 

  ○○○○년 ○월 ○일

  남편 ○○는 당신의 신위 앞에 고합니다.

  당신이 별세하던 날을 당하니 옛 생각을 금할길  없습니다.

  간소한 제수를 드리니 흠향하소서.

 

 

3. 현대식 제례순서 (기제)

 

1) 신위봉안

제상 위에 흰 종이를 깔고 제수를 진설한 뒤, 지방을 써서 붙인다.

제주가 분향하고 모사에 술을 부은 뒤 제주와 참사자가 일제히 신위앞에 두번 절한다.

 

2) 초헌

고인에게 첫술잔을 올리는 절차. 술잔을 두손으로 받들고 향불 위를 거쳐 밥그릇과 국 그릇 사이 앞쪽에 놓는다. 집사가 없이 제주 혼자서 해도 무방하다. 잔을 올린 뒤 두 번 절한다.

 

3) 독축

초헌이 끝나면 제주는 축문을 일고 두 번 절한다. 축문을 읽는 동안 다른 참사자들은 엎드려 경건한 마음으로 듣는다.

 

4) 아헌

축문 읽기가 끝나면 주부가 두 번째 술잔을 올리고 네 번 절한다.

 

5) 종헌

제주의 근친자가 세번째 술잔을 올리고 두 번 절한다.

 

6) 삽시

제수를 많이 드시라고 비는 의미로 숟가락을 밥에 꽂고 모든 참사자가 고개를 숙여 묵념한다.

 

7) 헌다

숭늉(혹은 냉수)을 국과 바꾸어 놓고, 수저로 밥을 조금씩 세 번 떠서 물에 만 다음 수저를 물그릇에 놓고 잠시 국궁(존경의 뜻으로 몸을 굽힘)하고 서 있다가 일어난다.

 

8) 사신

참사자 일동이 일제히 신위 앞에 큰절을 올린다. 안녕히 가시라는 작별의 인사를 드리는 것이다.

 

9) 철상  

지방을 거두어 축문과 함께 불사르고 상을 물린다.

 

 

4. 차례

 

명절에 지내는 제사를 차례(茶禮)라고 하며, 주로 설과 추석에 지낸다. 민간에서의 차례는 기제사,  묘사와 더불어 중요한 조상숭배의 의례로 꼽고 있는데, 현대의 추석이나 설의 차례는 외지에 나갔던 친족들이 모두 모이고, 다양한 민속놀이가 행해지기 때문에 오히려 더욱 강화되는 추세이다.

 

차례는 대부분의 지방에서 낮에 지내며, 가까운 부계 친족끼리 모여서 지내되 종가에서부터 차례대로 지내며, 절차는 지방과 가문마다 차이를 보이나 무축단헌(無祝單獻, 축문을 읽지 않고, 술을 한 잔만 올리는 것)으로 지내는 것이 보편적이다. 차례의 제수를 차리는 것은 다른 제사와 다를 바 없으나, 설에는 떡국을 올리고, 추석에는 햅쌀로 송편을 빚어 햇과일과 함께 올린다.



5. 차례의 절차


1) 진설(陳說)  마련한 음식물을 젯상에차린다. 


2) 제지방  고조부모부터 서에서 동으로 차례대로 지방을 써붙여 제상을 각각 놓는다.

 

3) 분향강신(焚香降神)  주제자가 분향하고 뇌주하고 두 번 절한다.

 

4) 참신(參神)  주제자 이하 모두 두번절한다.

 

5) 헌작(獻爵)  주제자가 각위마다 헌작한다.

 

6) 정시저(正匙箸)  숟가락과 젓가락을 바로 놓는다.

 

7) 부복(俯伏) 주제자 이하 잠시 동안 부복한다.


8) 하시저(下匙著) 수저를 내려 놓는다.


9) 사신(辭神) 주제자 이하 모두 두번절한다.


10) 퇴작(退酌) 집사자는 술잔을 물린다.


11) 분지방(焚紙榜) : 지방을 불사른다.


12) 철상(澈床) : 상을 치우고 음복한다.